김장훈 콘서트를 다녀왔다.
혼자서 다녀왔다.
뭐, 혼자서 가게된 이유를 적어보면 과거 얘기부터 해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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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도 공연하나에 적으면 5~7, 많으면 10~20만원씩하는 콘서트를 그닥 좋아하지 않은 그냥 평범한 남자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대학생 때 조성모 콘서트에서 음향장비 설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나름 스탭 목걸이를 걸고, 음향 콘트롤러 바로 옆에 제일 좋은 자리에서 보게 됐다.
그건…
경악이었다.
MP3나 TV로 듣는 것과는 다른 소리가 들렸다.
(덧. 좀더 작은 공연으로 마이크없이 생음악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스피커의 우퍼소리인지, 내 가슴이 뛰는 것인지 모를 소리도 느꼈고
(들은 것이 아니라…)
보컬의 감정도 그대로 전해져왔다.
그 이후로 콘서트는 제 값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자주 가지는 못했다.
혼자 가기는 뻘줌하고
(그나마 영화는 좀 낫지만, 콘서트나 연극은 더더욱 그렇다)
같이 갈만한 사람이 없었다.
우선 여자친구는 없었고, 있었던 시기엔 여자친구가 콘서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남자애들…은 그런데 돈을 안 쓴다. 원래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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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회사 대강당에서 김장훈 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공연장까지 가는 거리도 가깝고
(엘리베이터만 타면…)
가격도 저렴했다.
(이 정도면 공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걸리는, 같이 갈만한 사람이 없다는 거?
에잇 모르겠다, 그냥 질렀다.
대신 혼자 뻘줌하니까 들어갈 때는 시간 딱 맞춰 들어가고, 끝나면 여운 느끼지말고 재빨리 나오는 방법을 택했다.
콘서트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음악은 정말 사람을 홀리는 마력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난 지극히 이성적인 사람이고 논리적이고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저 순간만은 이성의 끈을 놓게 되는 것 같다.
노래가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실어서 표현하고 있는 가수가 부럽다는 생각도 한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통로가 필요하다.
현대인들(나를 포함한)은 내가 신나고, 화나고, 슬픈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화로 풀거나, 스스로 삭히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까칠하면서도 감정이 무뎌진다.
(네거티브한 감정만 늘어난다)
나 또한 그런 것 같다.
좋아 죽겠는데, 너무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다. (개콘 유행어-ㅅ-)
그걸 노래로 혹은 그림으로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고 존경스러운 거다.
그래서 나는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콘서트를 갈 예정이다.
다만 그때는 내 옆에 누군가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바람이 있다. @.@
덧.
나는 가수가 좋아서 콘서트를 가는 게 아니라,
콘서트를 다녀오면 그 가수의 다른 노래도 궁금해지게/좋아지게 진다.
김장훈 앨범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