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 복잡해지는 이유가 뭘까?
우리의 삶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구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런 흐름이기 때문에 인력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문제에 대해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우리 삶이 파스타마냥 배배 꼬인다고 볼 수 있다.
해결책이 복잡해지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터이다.
예를 들면, 과거보다 만나는 사람이 많아질테고, 많은 지식을 익히게 될테고, 많은 일들을 겪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생각이 복잡해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의 가설이 고착화되어, 현재의 공리로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거 무슨 말일까?
예를 들어볼까?
(내가 만든 이야기이므로 논리적인 헛점이 생길 수 있으니, 전달하고자 하는 뜻만 받아들이길…)
사과 과수원을 하는 A라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B가 1달 뒤에 사과를 꼭 먹고 싶어한다.
그런데 자신의 과수원에서 사과를 수확할 수 있는 때는 2달이 지나서이다.
A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사과 수확을 2달에서 1달로 줄여서 자신의 러블리한 B에게 사과를 먹일 수 있을까.
우선 사과를 빨리 익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고민해본다.
햇살, 수분, 양분…
우선 가장 중요한 햇살을 주기 위해서 기상청의 일기예보부터 확인한다.
다행히도 1달 동안에 큰 비는 없지만, 구름이 많이 낄지, 혹은 예보가 잘못되어 비가 올지는 알 수 없다.
무턱대고 일기예보를 믿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렇다면 비닐하우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비닐하우스에, 인공조명을 설치해서 일조기간을 늘림으로써 사과를 빨리 익게 하면 된다.
흠, 비닐하우스를 이용하면 수분 조건도 쉽게 만족시킬 수 있다.
비닐하우스에 스프링쿨러를 설치해서 필요에 따라 수분을 공급하면 된다.
양분은 평소의 2배로 거름과 합성비료를 혼합하여 주면 어떨까?
옆 집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인삼을 사용한 비료를 이용하면 좀 더 빠르게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거름과 합성비료에, 인삼가루를 함께 배합해서 공급해봐야겠다.
아 참, 들었던 이야기에 따르면 좋은 클래식 음악은 과일의 생육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비닐하우스에 스피커를 설치해서 틈나는대로 음악을 틀어주자.
A는 스스로를 아주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며, 비닐하우스 제작업자 C씨를 찾아가는데…
C가 말하기를 사과는 작은 채소가 아니라 커다란 나무이므로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기에 어렵다고 한다.
A는 고민에 빠진다.
사과 나무에 적합한 비닐하우스의 구조를 생각해본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해보고 적당한 자료가 없자, 외국 논문까지 뒤져본다.
…
…
A는, 삶이 왜 이렇게 복잡한 문제를 나한테 주느냐고 스트레스를 받을지 모른다.
그러나 잠깐 생각을 해보자.
가장 필요한 것은 1달 뒤에 B가 사과를 먹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달 뒤에 근처 마트에서 사과를 사서 B에게 먹으라고 주면 된다. (so simple~)
하지만 비닐하우스의 구조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시점의 A에게 이미 위와 같은 해결책을 생각할 여유는 없다.
B가 1달 뒤에 사과를 먹고 싶어한다 > 나는 과수원을 한다 > 내 사과는 2달 뒤에 수확한다 > 수확시기를 단축한다
즉, “수확시기를 단축한다”는 일종의 선택(위에서 얘기했던 가설)이 마치 필요했던 목적(위에서의 공리)처럼 동작한다.
나는 이것을 “생각의 덫”이라고 표현한다.
생각을 많이 할수록 생각의 덫 속에 갇혀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이다.
처음 선택했던 가설을 올바르다면 정상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겠지만,
위와 같이 잘못된 가설을 선택한다면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는다.
(때론 도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또다른 문제가 생기고 또다른 해결책을 가지고, 또다른 문제가 생기고…)
해결책이 단순하게 떠오르지 않고 복잡하다 싶으면 가설을 버리고 새로운 해결책을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덧.
장기를 둘 때보다 훈수를 두는 사람들의 생각이 더욱더 전략적인 면,
축구를 관전할 때 선수들이 실수할 때마다 욕을 하는 관중들,
콜럼부스의 달걀,
계속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하다가 담배피러갔을 때 떠오르는 해결책.
모두 같은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덧2.
위에 예시든 이야기 중, A가 정말 멍청하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A는 바로 당신이고 A가 겪고 있는 문제는 바로 지금 당신이 해결하려고 하는 바로 그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