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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에어컨을 튼 메가박스… 고객서비스도 찬바람-ㅅ-

주말 저녁에 여자친구와 함께 “댄싱퀸”을 관람하려고 메가박스 M관을 예약했다.

역시 영화라면 M관(일명 서태지관). 자리도 넓고 편하다.

원래 10분인가 15분 전에 입장하는 걸로 아는데 내부 청소중이라고 시간이 지체됐다.

자리에 앉았는데 위에서 찬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그냥 내부 청소했으니 환기하는 모양이다 하고 무시하고 있는 중 영화가 시작됐다.

근데 계속 찬바람이 나온다.

여자친구가 너무 추워해서 잠바를 벗어줬다.

모자 끝에 달려있던 털이 펄펄 날리는 게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바람이 세게 나왔다.

“온도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고갱님” 이딴 식의 대답할 게 뻔한 상황이라…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역시나 그랬다)

주위 사람들을 막 둘러봤다. (이미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녔다)

내 오른쪽에 앉은 커플도 남자가 옷 벗어서 여자한테 줬더라.

여자는 목도리까지 하고 앉아서 손을 호호 불면서 영화를 봤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곳곳에서 불평이 튀어 나왔다.

“아씨… 왜 한겨울에 에어컨을 틀어.”

우리만 그런 게 아녔구나 싶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코엑스 메가박스는 출구와 입구가 다르다.

컴플레인을 하려고 했지만 한참을 돌아가야 되는데다가 여자친구까지 함께 있어서 그냥 접었다.

집에 와서 홈페이지에 고객문의로 넣었다. (2번 넣었다)

“기계는 정상 동작했다. 온도는 개인차가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미안하다” 로 해석되는 장문의 답변이 왔다.

보기에도 딱… 짜여진 가이드대로 copy & paste해서 붙여넣은 티가 난다.

굉장히 불쾌했다.

과연 내가 영화관에 표없이 몰래 들어가서 영화 관람하다가 들켰는데

“죄송합니다. 너무 보고싶어서… 담부터 안 그럴께요” 이렇게 넘어갈 수 있었을까?

 

언젠가부터 기업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CS 담당부서를 외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답변을 하는 사람들은 오너십도 없고 경험도 없이 가이드대로만 적어야 하는 알바들이 대다수다.

서울 사람들이 얼마나 너그럽기에 컴플레인 한 번 없이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혹은 컴플레인을 했지만 나와 똑같이 답변을 받았던지)

결국 고객 하나하나의 만족을 못시키는 서비스업 따위는 곧 무너지게 되어있다.

(제조업은 어쨌거나 물건만 좋으면 CS랑은 조금 연계성이 떨어지긴 한다. 예를 들어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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